하루하루 정신없게 지내다보면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요.

저는 친구들과 달마다 소액을 모아서 여행을 가려고 여행 계를 들고 있었습니다.

공과금 나가듯이 여행자금 넣어두고 잊고 지내다가 어느정도 쌓이다보니 꽤 큰 금액이 모여 조만간 다녀오려고 합니다.

친구들과 여행지 정보를 나누다보니 일본여행 이야기가 나와서 도쿄,오사카,후쿠오카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왔으니까 자동차 렌트를 해서 미지의 땅 주고쿠로 하드코어 하게 가볼까하고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일본여행 정보를 얻으면서 딴짓하고 다른 영상보고 하던 중 

일본 코미디언이 나오는 개그 클립들을 몇개 보았는데 계속 눈에 밟히는 마이크가 있는겁니다. (직업병....)

검색을 해보니 아주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마이크였습니다.

SONY 사의 컨덴서마이크 C-38B 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마이크에 타카사코라는 브랜드의 일자형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이 왕도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주 생소한 물건입니다. 일단 투박하기도 하고 SONY의 마이크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지요.

이 마이크는 SONY와 NHK의 방송기술연구소에 의해 50년대에 개발 된 최초의 진공관 컨덴서 'C-37A' 기종의 후속모델인데요.

출시된지 오래되었는데도 아직도 만담과,오와라이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저도 개그 클립들을 보면서 계속 눈에 띄어서 찾아보게 된 것이니까요.

왜 산파치마이크냐 하면 간단합니다.

38을 산파치라고 읽기 때문이지요. 오와라이 (웃음) 마이크로 통용된다고도 합니다.

어쩌다 이 마이크가 일본의 만담과 개그의 상징처럼 쓰이게 되었는가하면, 만담처럼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공연장에서 수음이 탁월했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었다고합니다. 핀마이크를 사용하면 순간적인 개그모션에서 수음이 정확히 되지 않을 수 있고. 다이나믹은 수음과 움직임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때마침 개발된 컨덴서마이크도 있고 보수적인 공연계에서 일본사람이면 일본산을 쓰자고 해서 애용하게 된 것이 C-38B 라고 합니다.

꼭 라쿠고나,만자이공연장에서만 사용되느냐 하면. 오케스트라녹음과 건전지로 구동되는 팬텀파워덕에 야외수음에도 탁월하다고 합니다.

이 마이크가 라쿠고와 오와라이계에서 사랑받을수 있는 이유는 일본의 만담과 개그공연문화에는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고 사사를 받는 후배 만담꾼과 개그맨들을 양성하는 일종의 도제 시스템이 있습니다. 스승이 사용하고 스승의 스승이 사용하고 스승의 스승의 스승이 사용하는 마이크를 물려받아 사용하면서 산파치 마이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게닌들에게는 산파치는 멍석과도 같습니다. 멍석을 깔아주면 재밌는 한방을 보여주여야하는 마이크. 그런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마이크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재밌는 정보로 주저리 주저리 포스팅하겠습니다.